마음의 고집과 고정과 고립과 고독이 많이 쌓여서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져서 혼자만의 삶을 영위하더라도 마음은 그래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몸속 마음은 항상 외부의 음식과 공기를 받아들여야 살수 있고 외부의 환경과 자연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가정해 보자. 어떤 사람은 강한 고집과 고정, 고립을 가지고 태어난다 치더라도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면 이런 강한 개인적 자아도 늙고 병들고 죽어감을 피할 수 없다. 외부의 바이러스도 우리 몸에 들어올 수 밖에 없고 외부의 온갖 것들이 몸을 통해서 아니면 직접적으로 마음으로 영혼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러면 강한 고집과 고정과 고립과 고독의 마음은 외부에 점차 노출되면서 고통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강한 시멘트콘크리트와 같은 고집의 마음이 외부에 의해서 붕괴될 때 어찌 고통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홀로 성을 쌓아놓고 높고 높은 고립의 성으로 이루어진 마음에 외부의 침입자가 공격하고 있는데, 어찌 고통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홀로 스스로의 공간을 만들어 아무와도 교류하지 않고 살았는데, 어찌 온갖 병균들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데 어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외부의 모든 환경과 조건들은 아무리 개인이 철벽을 쌓아놓고 방어하고 자신을 지킨다 하여도 어김없이 노병사(老病死)를 들이댄다. 그러면 누구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마음이 단단하면 할수록 그 단단함의 마음은 단단함의 대상과 환경을 만나는 것이 이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단한 마음과 몸을 관찰하면서 늘 언제나 함께 있으면서 말이 없는 '본래 마음'을 안다면, 그 것이 바로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다.
- 강명희 법사님의 2020년 여름집중수련 '단단한 몸과 마음의 원인관찰' 강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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