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번뇌와 화두의 만남 1. 근본번뇌와 마음, 화두의 관계 번뇌는 우리의 마음과 몸을 괴롭히고, 번거롭게 하고, 답답하게 하고, 욕보이게 하고, 창피하게 만드는 것이며,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며, 많은 생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며, 시달리게 하는 것이다. 근본번뇌는 이런 종합적 괴로움을 일으키는 번뇌 가운데에 가장 치성하고, 게다가 마음에 강력하게 저장되어 있어서 6도 윤회의 근본이 된다. 특히 근본번뇌는 나와 너와 나너를 이루는 모든 환경적 요소를 괴롭히고 병들게 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나의 어리석음(我癡), 나의 고집(我見), 나의 잘남(我慢), 나의 욕심(我愛)을 들 수 있다. 마음이란 지금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이며, 인식하고 느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며, 나라는 인식이 항상 함께 하고 있는 것이며,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며, 기억되어 있는 것이며, 또한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마지막의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진정한 마음이다. 화두는 내가 알고 있는 나라는 존재와 생각을 버리고 진정 나를 찾아가는 방편과 같은 도구이다. 찾기 전에는 버려서는 안 된다. 무념(無念), 무상(無相), 무상(無想), 무심(無心)의 본래의 나의 진정한 모습을 알기 까지 의심을 갖고 알려고 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화두이며, 나의 현재의 상태와 생각을 깨버리는 것이 화두의 작용이다. 화두로 근본번뇌와 나의 고통과, 나 있음과 살아있음을 깨뜨려 보자. 2. 4종 근본 번뇌의 특징 2-1. 나의 어리석음(我癡) 2-1-1) 나의 어리석음과 무명(無明)의 관계 나의 어리석음이란 나에 대한 무지를 의미한다. 무지는 지혜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며, 나가 없음(無我)에도 불구하고 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결국 생각이 있는 한, 내가 존재하는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원래의 나는 물질 또는 육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의식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감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삶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과거 현재 미래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자연과 기세간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가족관계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감정과 선악의 범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더 더욱 생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내를 느끼는 의식과 몸과 대상으로 드러난 모든 것은 진정한 내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물질과 육체의 나를 존중하고, 의식하는 것을 나라고 착각하고, 감각과 감촉으로 느끼는 것을 나라고 수용하고, 삶과 돈이 나라고 생각하고 추구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일을 후회하고 추구하는 것을 나라고 착각하며, 자연과 세계와 우주 공간을 나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가족의 혈족이 나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감정으로 유발된 선과 악의 분별을 나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무지는 해가 어두워져서 만물을 밝히지 못하는 것과 같이, 밝음 맑음 빛을 가리기 때문에 밝음 없음의 깜깜함의 마음의 상태를 무명(無明)이라고 한다. 이 무명의 상태를 나의 어리석음(我癡)라고 하며, 나의 어리석음은 한 생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태고 적부터 나라는 인식과 삶의 윤회를 통하여 끊임없이 쌓았던 것이므로 하루아침에 다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이 무명의 상태는 마음이라는 커다란 저장고에 담겨져 있다. 이 마음이란 저장고는 수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라서, 우리는 내 마음을 내가 갖고 있어도 내 마음이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무겁게 눌려 있는 상태(業障)인지 잘 모르며, 그래서 나가 나인대도 나로부터 자유롭기 힘든 것이며, 더욱이 벗어나기는 힘든 것이다. 그래서 수행이 생겨난 것이다. 무명과 무지를 닦기 위하여, 이를 벗어나기 위하여, 본원의 나인 빛과 밝음과 분별없음과 자유로움을 찾기 위해서. * 무명의 형태 1) 무명이 없으면 행위도 없다. 나의 행동을 보라. 행위이란 몸의 행위, 말의 행위, 생각의 행위를 의미한다. 무명이 많으면 자꾸 몸의 행위, 말의 행위, 생각의 행위를 하려고 하고, 지금도 한다. 2) 무명이 쌓여 있으면 지혜와 본래의 자기의 모습과 자연의 도리를 알지 못한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3) 무명이 있으면 오관의 작용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고 든다. 4) 무명이 많으면 진리에 대하여 듣지 못하고 곡해한다. 5) 무명이 많으면 마음이 항상 옥조여 있으면 묶어 있고 어딘가에 결합되어 있다. 6) 무명이 많으면 삿된 견해와 가치관 세계관을 갖고, 악한 마음과 미움과 시기의 마음을 갖는다. 7) 무명이 많으면 탐욕, 분노, 들뜸, 쳐짐, 의심의 다섯 가지 덮개(五蓋)로 항상 자신을 위장한다. 8) 무명이 많으면 변하고 달라지며 진행해 나가는 이치 즉 무상(無常)을 알지 못한다. 9) 무명이 많으면 부끄러움을 모른다. 10) 무명이 많으면 돌아다니길 좋아하고 모이길 뭔가를 모으길 좋아한다. 11) 무명이 많으면 물질에 대한 욕심, 몸에 대한 욕심(건강욕심), 성에 대한 욕심이 치성하다. 화두를 들자. 의문을 들자. 숙제를 풀자. 이것만을 향해서. 이를 끊고 다하면 무엇이 될까? 무엇이 드러날까 과연 명(明)이란 무엇일까? 밝음이란 무엇일까? 나가 없음이란 무엇일까? 행위 없음이란 무엇일까? 마음없음(無心)이란 무엇일까? 몸이 없음이 의미하는 바는? 자신에게 질문해 보세요. 2-2) 나의 고집(我見) 나의 고집은 일단 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나에 대한 집착을 의미하며, 진정한 나가 아닌데도 나라고 집착하고, 나라고 생각하고, 나라고 주장하고 내세우며, 다양한 견해를 내고, 단단하게 나를 만드는 요소이다. * 나의 고집의 형태 1) 친한 사람과 나의 가족을 항상 챙긴다. 2) 자신의 집착과 사랑으로 자신의 몸을 결박하고 묶는다. 3) 나를 내세우고 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4) 신통스런 몸과 마음을 갖길 원한다. 5) 행동과 행위에 항상 자신의 고집이 동반되면 강한 행동과 행위가 나타난다. 6) 나에 대한 견해(我見)와 목숨과 운명에 대한 견해(命見)와 몸에 대한 견해(身見)과 세상과 자연에 대한 견해(世間見)가 종종 일어난다. 7) 자기 멋대로 행동하고 방일하길 좋아한다. 8) 마(魔)의 장난을 자주 맞는다. 화두를 잡자. 왜 친한이를 잡고 있는가? 왜 가족을 잡고 있는 것인가? 몸의 조임을 어디서 온 것인가? 나라는 이 생각은? 왜 행동할까? 나의 의견과 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왜 내멋대로 하고 싶은 것일까? 지금 이 욕망은 뭘까? 왜 내 주장을 펼까? 2-3) 나의 잘남(我慢) 나의 잘남은 나를 남보다 띄우는 것이며, 내세우는 것이며, 나를 보이는 것이며, 알리는 것이며, 들떠 있는 것이며, 자랑하는 것이며, 알리길 좋아하는 것이다. 교만 하는 것이며, 비교하여 나타내고 싶어 하는 것이며, 말로 이기고 싶은 것이며, 완벽하려고 하는 것이다. * 나의 잘남의 형태 1) 항상 마음이 들떠 있고 상기되어 있고 흥분되어 있다. 2) 목소리가 하이 톤이며, 소리를 잘 지른다. 3) 교언영색(巧言令色)의 말을 좋아하고, 현실을 인정하길 싫어한다. 4) 고개를 들길 좋아하고 지위와 명예를 좋아한다. 5)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6) 이기고 싶어 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에 대하여 제압하고 싶어 한다. 7) 분노 질투 투쟁을 좋아하고, 분쟁과 토론을 좋아한다. 8) 진리 설에 대하여 의심하고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9) 과거에 있었던 일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왜 마음이 들떠 있을까? 왜 목소리에 힘이 들어 있을까? 왜 현실을 부정하는가? 왜 지위와 명예를 좋아하는가? 왜 능력이 없는가? 왜 능력이 있는가? 왜 이겨야만 하는가? 왜 분쟁과 싸움과 토론을 좋아하는가? 왜 나를 드러내야 하는가? 왜 의심 하는가?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는가? 2-4) 나의 욕심(我愛) * 나의 욕심(我愛)의 형태 1) 단단함과 지성(地性)을 좋아한다. 2) 물질과 육체를 집착한다. 3) 오관의 욕망을 따른다. 4) 자신의 몸과 건강을 중시한다. 5) 우비고뇌(憂悲苦惱)가 항상 많이 발생한다. 6) 모든 판단의 기준은 자신의 몸에서 이루어진다. 7) 외부의 환경과 변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8) 아끼고 인색하다. 9) 자재도구를 모으고 쌓는다. 10) 두려움을 모른다. 11) 물건, 돈, 사람 등등을 버리길 싫어한다. 12) 중과를 반드시 받는다. 왜 몸이 딱딱한가? 왜 굳어있을까? 왜 물질에 집착하는가? 왜 건강에 신경을 쓸까? 욕망을 왜 잡고 있는가? 욕망이란 무엇일까? 나는 왜 감정에 시달릴까? 왜 몸을 쓸까? 왜 나이외의 다른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까? 왜 아낄까? 남에게 왜 주기 싫어할까? 나의 인색한 정도는 얼마일까? 왜 물건을 사들일까? 두려움이 뭘까? 왜 버리길 싫어할까? 과보에 대한 두려움이 왜 없을까? 왜 나는 항상 두려움에 떨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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