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은 다섯가지 특별한 마음작용(別境心所)에 해당하는 욕(欲 , chanda), 승해(勝解, adhimokṣa), 염(念, sati), 정(定, samātdhi), 혜(慧, prajñā)를 키워내서 모든 번뇌와 카르마(業)로 뒤덮고 있는 심리를 해결하는 것이다.
첫번째 심소인 '욕'은 욕구와 욕망을 의미하지만, 이 욕구와 욕망을 현실의 문제를 키우는 욕구와 욕망에서 돌려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망으로 사용하게 되면 문제의 근원을 끊어내는 욕구와 욕망으로 작용한다. 진리를 추구하는 욕망이 헛된 욕망을 잡는 논리이다. 두번째 심소 '승해'는 뛰어난 이해심을 의미하는데, 명상할 때는 승해는 현실적 문제에 깊게 천착하려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수행에 대한 가열찬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를 꿰뚫고 계속 몰아 붙여서 첩첩 산중과도 같은 심리 내면을 여러 각도로 파헤처나가는 수행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갖가지 수행문을 적용하기도 하고 여러 갈래의 다양한 마음을 내려놓게 하면서 무위의 마음을 향하여 나아가게 한다.
세번째 심소 '염'은 문제를 꼴똘히 바라보고 지켜보는 것으로 사띠(念, sati)라고 하는데, 문제를 알려고 하면 일차적으로 문제에 의식을 대는 첫번째의 관문이다. 문제가 문제아님을 알게 하는 것으로, 문제에 의식을 대고 있는 마음 작용이 결국 문제를 저절로 풀리게 한다. 이는 오목 돋보기를 들이대면 검은 종이, 다시말해 검은 마음들을 타들어가게 하는 이치와 같다.
또한 문제 속에 점차 들어가는 것을 사마타(止, śamatha) 라고 할 수 있는데, 사마타는 계속 문제를 해결하여 마음의 고요함을 찾기 때문에, 네번째 심소인 '선정'(定, samātdhi)의 상태를 이루게 한다. 명상은 의식의 사띠와 사마타 작용이 적극 드러나게 하기 때문에 문제를 꿰뚫어 볼 수 있게 한다. 문제를 꿰뚫어 보는 과정에서 문제를 품고 있는 심리의 마음들은 수많은 현상을 동반하며 풀려나게 되는데, 이 마음이 풀려나가는 과정을 위빠사나라고 하며, 심리를 바라보는 위빠사나가 심리가 해결되어 감을 본다. 심리 없는 다시 말해 문제없는 의식으로 거듭난다. 문제 없는 의식이 살아나는 것을 지혜라고 하고, 다섯번째 심소인 '혜'라고 한다.
문제에 의식을 대고 지키고 있는 사띠와 문제를 꿰뚫는 사마타로 의식이 일여하게 진행되면 욕심과 성냄과 허위의식으로 가득 찬 가짜의 마음은 어쩔 수 없이 풀어진다. 마음의 장벽이 해결되어 진짜의 마음으로 거듭나는 위빠사나의 과정은 본연의 마음으로 더욱 진입하게 한다. 마음으로 다가갈수록 가짜의 마음들은 벗겨질 수밖에 없고 마음은 점차 지혜의 빛으로 복원되어간다. 이 과정을 불교용어로는 지관쌍수(止觀雙修)라고 한다. 마음으로 들어가고 마음이 보이고 하면서, 들어갈 일도 볼 일도 없이 평정심을 찾는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보더라도 지나난 명상과정은 허위로 가득한 마음 즉 버블의 마음을 내려놓게 한다. 이 내려놓게 하는 명상법의 두 축이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전 과정인 것이다.
- 강명희 법사님의 2019 여름 집중수련 '공업과 자연환경과의 관계' 강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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