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현실 문제 발생은 현실 너머의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불생불멸(不生不滅)마음과 늘 연결되어 있다. 텅 비어 있는 공(空)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으며, 현실적 나의 존재와 전혀 다른 무아(無我)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으며, 누구나 동등하게 지니고 있는 진짜 동일성인 진여(眞如)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으며, 세상의 모든 마음과 거래하지 않는 청정한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더군다나 괴로움과는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 나의 진실의 마음은 청정하고 내 존재가 없으며, 비어있는데도 홀연히 언젠가부터 나를 중심으로 하는 물욕(色)이 생기고 감정(受)이 생기고, 헛된 생각(想)이 생기고 의도(行)가 생기고 뭔가를 이루려고하는 헛된 판단과 잘못된 인식과 고정된 시각(識)이 생기면서 본래의 불생불멸이면서 비어 있는 마음을 채운다. 채움은 괴로움이 없던 본연의 마음을 가려서 진리 그 자체로 있는 본연의 마음을 모르게 만든다. 인류를 밝게 비춘 모든 성자들은 이런 이치가 궁금하여 수행을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명상을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하던 현실 너머의 문제를 알고 싶어서 하던 간에 언젠가 누구나 물들지 않고 현실적 나의 심리와는 관계하지 않는 무한대의 수순한 마음을 알아가게 된다. 이것은 필연적이다. 나의 진짜 마음은 텅비어 있고 순수하고 괴로움이 없으며 늘 한결같으며 나라는 존재성이 없기 때문이다.
- 강명희 법사님의 2019년 여름 집중수련 '공업과 자연환경과의 관계' 강의 중에서 - |